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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교사 연수에서 AI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by 리호튜터 2025. 4. 17.

 

특수교육 교사 연수에서 AI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특수교육 교사 연수에서 AI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1. AI는 특수교육의 ‘보조도구’가 아니라 ‘교육 파트너’다

 

 특수교육은 언제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장애 특성과 학습 속도, 감각 처리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개별화와 맞춤형 접근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선 교사 한 명이 수많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고, 현실적인 한계에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기술의 도입은 특수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AI는 단순히 글을 읽어주는 리더기나 자막 생성기 같은 보조 기술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학습자의 반응을 분석하고, 그에 맞춰 콘텐츠를 조정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지능형 교육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icrosoft의 Immersive Reader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줄 뿐 아니라 단어 간격 조정, 문법 강조, 실시간 번역까지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는 단순히 “읽기 어려운 학생에게 도움을 준다”는 수준이 아니라, 학습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주는 도구입니다.

 더 나아가, GPT 기반 생성형 AI는 학습자의 표현 방식에 맞춰 문장을 수정하거나, 반복 설명을 인내심 있게 제공하며, 사용자의 감정 상태까지 추정해 대화 방식과 피드백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학생처럼 정서적 안정과 예측 가능한 구조를 선호하는 학생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AI는 질문에 즉시 응답할 수 있으며, 학생이 틀린 답을 하더라도 평가 없이 다시 시도할 기회를 줍니다. 이러한 피드백 구조는 교사의 물리적·정서적 부담을 덜고, 학생에게도 안전한 학습 환경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러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교사 스스로가 기술의 원리와 작동 방식,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능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우리 반 학생에게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가’, ‘어떤 학생에게 적합하고, 어떤 학생에게는 조심해야 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교육적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능력이 바로 AI 리터러시입니다. 따라서 특수교육 교사 연수에서 AI는 단지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의사결정권을 강화하고, 교육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AI는 교사를 대체하지 않지만, 교사가 더 깊이 있는 판단과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AI 리터러시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교육 역량이다

 

 ‘디지털 격차’는 단순히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그것을 이해하고 쓸 수 있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정보 접근의 불평등입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장애학생은 기본적으로 비장애 학생보다 정보 접근에 제약이 많고, 그 제약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많지만, 그 기술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과 역량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AI 리터러시는 이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 주체의 역량입니다. 예를 들어, 난독증이 있는 학생이 AI 기반 TTS 도구를 활용하면 읽기 학습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교사가 이 도구를 언제, 어떻게, 어떤 텍스트에 적용할 수 있는지 모른다면, 그 기술은 ‘있는 기술’이지만 ‘쓸 수 없는 기술’이 됩니다. 또, 자폐성 장애 학생이 AI 기반 대화형 튜터를 사용해 상황에 맞는 표현을 연습할 수 있음에도, 교사가 그 기능을 연동하거나 학생에게 안내하지 못한다면 기술의 효과는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특수학교나 통합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AI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복잡한 절차 때문에 아예 사용을 포기하거나, 자신감 부족으로 수업에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 자신이 기술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장애학생에게 그 기술을 효과적으로 매개해주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는 곧 기술이 도입되었지만 실현되지 못하는 ‘잠재된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AI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서, 학생마다 다른 학습 조건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기술을 설계하고 안내할 수 있는 역량이 바로 AI 리터러시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교사가 ‘알아야 할’ 지식이 아니라, 장애학생의 학습권과 직접 연결된 ‘책임 있는 전문성’입니다. 그리고 이 리터러시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키워질 수 있습니다. 단순한 툴 활용법 강의를 넘어서, 장애 유형별로 어떤 AI 도구가 적절한지, 수업 중 언제 개입하면 좋을지, 문제 발생 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체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실천적 연수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AI는 교실 안의 또 하나의 동료가 되고, 디지털 격차는 교육적 연대감으로 치유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3. AI 리터러시는 교사의 역할을 확장하는 ‘전문성’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인간적인’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지식 전달, 피드백, 반복 학습, 진단과 같은 기술 기반 과제를 수행하는 데 강점을 보입니다. 하지만 학생의 기분을 알아채고, 눈빛을 보고 위로하며, 학습의 타이밍을 정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이때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역량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이 GPT 기반 AI 튜터와의 대화를 통해 언어 표현을 연습할 때, 교사는 그 대화 데이터를 통해 아이의 언어 수준, 감정 표현 패턴, 피로 시점 등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는 교사가 다음 수업을 설계하거나, 학부모 상담 시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AI 활용 능력은 교사를 단순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 설계자’이자 ‘환경 조정자’, ‘데이터 해석가’로 변화시킵니다. 이것은 특히 특수교육에서 중요한데, 왜냐하면 학생 개개인마다 필요한 ‘환경 조정’이 다르고, 그 조정을 위한 근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AI가 제공하는 실시간 분석과 피드백, 기록은 바로 그런 ‘근거 기반 교육’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됩니다. 또한, 교사의 AI 리터러시는 동료 교사 및 가족, 치료사와의 협업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언어훈련 도구의 활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어치료사와 수업 전략을 조정하거나, 보호자에게 일상에서의 언어 활용 팁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교사 중심의 전문적 판단과 연결될 때, 학생에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AI 리터러시는 교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더 강력한 교육 전문가로 진화시키는 열쇠입니다. 기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교사가 담당하고, 기술이 잘하는 영역은 교사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AI와 인간 교사가 공존하는 교육의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교사의 AI 리터러시 역량 강화에 달려 있습니다.